나이는 아니지만
나이가 들다 보니 문득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말하는 것을 좋아하고 이것저것 생각이 많은 타입이라
글은 쓰면 써지지 라고 생각했다.
오산이었다.
막상 글을 쓰려고 하니까
어떻게 써야하지
무슨 말을 써야 하지
왜 써야 하지
다 쓰고 나서는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정리가 되지 않은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에서 글쓰기에 관한 책을 몇 권 살펴봤다.
서점에 가서 찾은 책들의 카테고리와 내용을 훑어보았다.
그중에 읽기로 결정한 책이 바로 '강원국의 글쓰기' 다.
딱히 이 작가분을 알거나
누군가에게 추천받아서 본 책은 아니다.
찾아보고 읽고 보니 '대통령의 글쓰기'란 책으로 유명하신 분인 것 같았다.
책 내용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그 중 좋았던 점과 별로였던 점에 대해서 적어보려 한다.
전체를 다 읽고 기억에 의존해 쓰는 글이라서
정확한 문구는 아닐 수 있다.
- 간결하게 써라.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와 닿은 부분이다.
나는 지금까지 글을 쓴다고 하면
주저리주저리 말이 많았다.
말이 끊기지 않도록 형용하는 말들을 이상하리만치 많이 썼다.
그게 있어 보인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문장을 길게 쓰지 않고
짧게 일단락시킨다.
오히려 가독성이 높아진다.
처음엔 그게 말이 되나 싶었다.
짧게 쓰면 중간중간 말이 툭툭 끊기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했다.
책 자체가 짧은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아무 위화감 없이 빠른 속도로 이해하며 읽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 퇴고하라
뻔한 말이다.
우선 쓰고 고쳐라.
어디에나 있을법한 말이고
어디에나 적용되는 말이다.
몸을 만들려는 사람들이 가장 어려운 것이
헬스장에 가는 것이라고 한다.
막상 가면 열심히 운동할 테니까.
나는 답지 않게 생각이 많다.
말을 할 때는 생각보다 조리 있게 하는데
글을 쓰려고 했을 때는 쏟아내지 못한다.
어떻게 써야 할지 주저한다.
우선 쓰고 고치면 된다.
한 번에 명작을 쓸 수 있는 천재가 아닌 이상
몇 번이고 쓰고 고치고를 반복하면 된다.
책에서 일화를 소개해준 것이 기억에 남는다.
옛날에 어떤 작가가 친구가 놀러 왔을 때
좋은 글이 떠올라서 한 번에 썼다며 친구에게 글을 자랑했다.
친구가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방석 밑을 보니
고친 글들이 쏟아져 나왔다는
아쉬운 점도 있다.
나는 정치적으로나 종교적으로 꽤나 중립적인 사람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특정 정치색이나
특정 종교를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글을 읽다 보면 저자가 어떤 정치색, 종교를 갖고 있는지 파악이 된다.
독자가 비슷한 성향이라면 환영할 것이고,
반대라면 분개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나는 사실 딱히 신경 안 쓴다.
그런가 보다 한다.
내가 쓰는 글, 책들은 내 주관이 들어간다.
그 글이 모두에게 만족감을 줄 수는 없다.
모두를 고려하여 만족하는 글을 쓰는 것은 힘들다.
독자도 주관이 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말을 인용하자면 감당해내야 하는 일이다.
뻔한 말들이다.
누구라도 말할 수 있다.
간결하게 써라, 퇴고해라
책을 읽어보면
그 뻔한 말들을 글을 써보고 싶게끔 전달한다.
나만해도 지금 글을 쓰고 있다.
글을 쓰고 싶지만 어떻게 써야 하는지 고민하는 사람
글을 쓰는 것을 주저하는 사람
무엇을 써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
글을 써보고 싶은 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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